【뉴스라이트 = 조용은 기자】 동물 중에서 전례없는 국민적사랑을 듬뿍 받은 판다 푸바오와 그를 애정으로 돌본 사육사들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가 다음달 4일 개봉한다.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는 8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안녕, 할부지’ 제작발표회에서 "푸바오를 영원히 가슴에 품고 살 것 같다"고 말해 푸바오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에는 푸바오를 사랑으로 키워 ‘강바오’와 ‘송바오’라는 별칭을 얻은 강철원, 송영관 등 판다사육사들이 등장한다.
현재 판다사육사들은 중국에서 함께 온 아이바오·러바오 부부와 한국에서 낳은 그들의 두번째 쌍둥이 새끼판다 루이바오, 후이바오 자매를 돌보고 있다.
특히 강철원 사육사는 이날 "그동안 푸바오를 통해 여러 책도 쓰고 TV에도 나오고 유튜브도 찍었었는데 영화를 찍는다고 해 굉장히 낯설고, 이게 가능한 일인가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갈 날이 4~5개월도 안 남은 시기여서 이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푸바오를 알고 만났는데 영화로 얼마나 감동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면서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했는데 제작발표회까지 하게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사육사는 "사실 모든 만남에 이별이 전제된 것을 안다. 그래서 푸바오 팬들에게도 말했다. 이별 준비 잘하고, ‘더 잘할걸’이라며 후회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럼에도 그는 "날짜가 다가올수록 감정 기복도 심해지고 저 자신이 지켜지지 않았다. 푸바오 보내기 직전 어머님을 여의게 돼 감정이 중첩됐다"며, "많은 분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해야 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도 그걸 원하셨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런 결심으로 (중국에) 가게 됐다. 푸바오가 지금까지 가슴 가득 있지만, 평생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 송환 전날 모친상을 당했지만, 푸바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예정대로 중국 길에 동행한 바 있다.
그러면서 "바오 팬들이 큰 힘을 주셨다. 이별 후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위안을 조금이라도 드리고 싶었다. 푸바오를 보냈지만 제게 네 가족이 남아있고, 그들에게 진심을 보여줘야 하는 주키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한편 영화에는 지난 7월 그와 푸바오가 중국 워룽 선수핑 판다기지에서 92일 만에 재회하는 모습도 담겼다.
강 사육사는 "첫날은 푸바오가 잠을 자고 있어서 2시간 정도 잠자는 모습을 보고 왔다. 깊이 잠들어 있었는데 내가 불렀을 때 놀란듯 고개 들고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날은 30분 정도 만났는데 먹이를 길게 먹지 않고 내 앞을 자꾸 왔다갔다하면서 눈 마주치면서 날 바라보는게 애틋했다. 역시 적응 잘하고 있구나, 너 잘할 줄 알았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그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불거진 ‘학대 논란’에 대해서는 "중국으로 가는 과정이 야생동물에겐 긴장의 연속"이라면서 "당연히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푸바오가 시간이 지나면 잘할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지금쯤 적응을 마치고 푸바오의 제2의 ‘판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심형준 감독은 "푸바오는 계속 자고, 먹고, 앉아 있었다. 그 친구의 매력이고,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최대한 담아 보려고 노력했다"며 "액션과 코믹은 후이와 루이가 담당했다. 감초 역할을 잘 해줬다. 예상치 못한 것들을 많이 보여줬고, ‘건졌다’ 싶은 장면도 있었다. 시나리오가 없다보니 하루하루 뭐라도 찍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설명했다.
푸바오는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자연번식으로 2020년 7월 20일 태어난 국내최초의 자이언트 판다로, 한국인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지내다 지난 4월 3일 중국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