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트 = 조용은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외신들은 임기 3년차에 접어드는 윤석열 대통령이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앞다투어 진단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개표율이 99.83%에 이른 11일 오전 8시10분을 기준으로 지역구 254곳 중 1위를 달리는 지역이 더불어민주당은 161곳, 국민의힘 90곳, 개혁신당 1곳, 새로운미래 1곳, 진보당 1곳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 대통령, 의회 선거에서 큰 손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 동안 정치적 교착 상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측했다.
AP통신은 "야당의 압승은 윤 대통령의 의제를 후퇴시키고 보수-진보 간 싸움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고 진단하며 "결과에 상관없이 윤석열 대통령은 계속 집권하겠지만, 남은 임기 3년 동안 레임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투표는 임기 3년이 남은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투표 성격"이라며 "윤 대통령은 한국의 단임제 선거제에서 마지막 3년 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또 이 방송은 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대파 한단 875원’을 "합리적 값"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최근 윤 대통령이 물가가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을 선물로 받았다는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당 고위 당직자들에 대한 부패·권력 남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도 ‘한국 야당,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큰 타격으로 의회 투표에서 압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 정권 심판’은 야당 후보들의 공통된 주제였으며, 특히 윤 대통령의 부실한 경제 관리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선물 수수'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집중적으로 선거 운동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윤석열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대법원 판결을 통해 획득한 법적채권을 일본기업 대신 배상해주면서 일본과 관계개선을 추진했는데, 일본언론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윤 대통령의 불투명한 앞날을 전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제1야당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며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전하며, "윤 대통령은 2년 전 취임한 뒤 야당이 장악한 입법부에 발목을 잡혀 왔는데, 야당 압승으로 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채 임기 5년을 모두 채우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윤석열 정권은 적극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책을 추진해 왔지만, 총선에서의 대패가 그러한 외교정책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아사히 신문은 "정권 심판을 내세운 이번 선거는 결과적으로 윤 정권에 대한 평가가 유권자의 판단을 좌우하는 쟁점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는 결국 합격점에 이르지 못하고 남은 3년의 임기도 고달픈 정권운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