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서비스원, 무료식사 봉사 활동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

  • 등록 2024.07.16 0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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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종합재가센터 편재영 장애인활동지원사

 

【뉴스라이트 = 이세현 기자】 누구나 매주 금 부터 일요일 ‘제물포밥집’에 가면 그가 만든 따뜻하고 든든한 점심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은 직영 시설인 부평종합재가센터 소속 편재영(62)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제물포밥집 주인장이자 요리사, 말동무로 한 끼가 필요한 시민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제물포역 인근 미추홀구 도화동 93-12 입구 위에 붙인 종이 간판이 보인다.

 

‘제물포밥집’. 금 부터 일요일 오전 10시 부터 오후 1시만 문을 여는 작은 밥집이다.

 

가격표는 없다.

 

대상, 기준도 따로 없다.

 

누구나 이 시간에만 오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

 

이곳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무료급식소가 줄어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던 때에 생겼다.

 

편 활동지원사와 평소 친분이 있던 한용걸 성공회 신부가 뜻을 모았다.

 

지인 3 부터 4명도 힘을 보탰다.

 

그해 9월 문을 열자마자 주먹밥 나눔을 계획했다.

 

장소가 좁으니 이곳에서 주먹밥 500인분을 만들어 주안역과 동인천역에서 나눠주기로 했다.

 

편 활동지원사는 “인기가 좋았다.

 

입소문을 타고 인천은 물론이고 부천 등 인근 경기도에서도 찾아왔다”며 “주먹밥 나눔 첫날엔 가족을 동원했지만 점점 봉사자도 늘어 몇 회 지났을 땐 봉사자도 10명씩 모였다”고 말했다.

 

주먹밥 나눔 초기, 여러 번 받아 가는 사람 때문에 줄 선 인원보다 주먹밥이 빨리 사라졌고 이를 막아보겠다고 이런, 저런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다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번호표도 나눠주고 차라리 두 번 가져가라며 주먹밥 크기도 줄여보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그러다 문득 저분들이 이곳에 오는 것도, 여러 개씩 가져가는 것도 다 나름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사는 사람이 있거나 며칠을 나눠서 먹을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고 제물포밥집은 식사 장소로 바뀌었다.

 

밥과 국, 간단한 반찬을 제공한다.

 

금 부터 일요일 매일 100여 명이 찾아온다.

 

내부 공간은 10평 남짓, 예닐곱이 앉으면 꽉 찬다.

 

여름엔 기다리다 지치실까 차광막을 치고 선풍기를 돌린다.

 

밥집 운영은 역할을 나눴다. 한 신부가 후원자를 모집하고 네트워크를 만들면 편 활동지원사가 살림한다.

 

주중엔 장애인활동지원사로, 금요일 오전과 주말엔 밥집으로 나선다.

 

요리하고 행사를 기획하고 물품도 관리하며 찾아오는 이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그는 “하루에 한 명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어르신들에게 말을 건낸다”고 말했다.

 

좋은 일 한다는 소문은 금세 퍼졌다.

 

후원자가 꾸준히 늘어 현재 매달 100 부터 120명이 현금, 물품을 보내준다.

 

보내준 물품은 모두 감당하기 어려워 무료 장터를 열어 찾아오는 사람들과 나누기도 한다.

 

밥집 문을 연 이후 주말에 쉰 날은 손에 꼽는다.

 

오랜 시간 노동운동을 하다 환갑을 맞아 돌봄서비스 종사자로 삶의 궤적을 바꾼 그는 이 사회에서 해야 할 또 다른 역할이라고 받아들인다. 편 활동지원사는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는 것이나 밥집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일이나 사람과 돌봄이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며 “해야할 일이기에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그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따뜻함’이다. 도와주는 대상자가 아닌 기꺼이 찾아와준 고마운 손님으로 마주한다. 편 활동지원사는 “이곳에 단지 배고프기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소한 이유라도 각자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 먼 길을 나서 우리를 찾아온다”며 “우리에게 후원하는 사람들도 잊지 않는다. 우리가 대신 그들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기에 봉사한다고 유세하지 말고 빈틈없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자라고 늘 다짐한다”고 말했다.

 

돌봄서비스 이용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같다. 최근 서비스 제공을 종료한 한 장애인 가족을 떠올린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는 탓에 2년간 이어오던 인연이 멈췄다.

 

계속 손길이 닿으면 더 나아질텐데, 이제 돌봐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그는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면서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노인과 장애인의 삶, 공공이 해야 하는 복지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다”며 “어느 곳에서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무사히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세현 기자 koni653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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